경매 용어 #1. 감정가 vs 최저매각가격 — 이 둘이 왜 다를까? (법원별 저감률과 실전 계산법)

대법원 법원경매정보 사이트(courtauction.go.kr)에 처음 들어갔을 때, 제일 먼저 머릿속이 하얘졌던 부분이 있었습니다.

한 아파트 물건인데 가격이 두 개 적혀 있었거든요.
“감정평가액 5억 2,000만 원 / 최저매각가격 3억 3,280만 원”

처음엔 ‘도대체 나는 얼마를 들고 가야 입찰할 수 있는 걸까?’, ‘왜 2억 가까이 깎여 있는 걸까?’ 정말 헷갈렸습니다. 경매 공부를 하면서 엑셀로 직접 계산해보고 정리한 감정가와 최저매각가격의 차이, 그리고 법원별 유찰 규칙을 알기 쉽게 풀어봅니다.

1. 감정평가액(감평) : 6개월 전의 과거 가격표

감정평가액은 법원이 경매를 진행하기 위해 감정평가사에게 의뢰하여 매긴 해당 부동산의 평가 금액입니다. 경매 커뮤니티에서는 보통 줄여서 ‘감평’ 또는 ‘감정가’라고 부릅니다.

여기서 초보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.
“감정가는 오늘의 시세가 아니라, 최소 6개월~1년 전의 가격”이라는 점입니다.

  • 법원이 경매 개시 결정을 내리고 감정평가사가 현장을 다녀온 뒤, 실제 첫 입찰 기일이 잡히기까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립니다.
  • 부동산 상승기에는 감정가가 현재 시세보다 한참 낮아서 첫 회차에 바로 낙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
  • 반대로 부동산 하락기에는 감정가가 현재 실거래가보다 훨씬 높게 잡혀 있어서, 겉보기엔 싸 보여도 실제로는 시세보다 비싼 상태일 수 있습니다.

그래서 법원 서류에 적힌 감정가만 보고 “싸다!” 하고 덜컥 들어가면 절대 안 됩니다. 네이버 부동산의 최신 호가와 아실/호갱노노의 최근 실거래가를 반드시 대조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.

2. 최저매각가격(최매가) : 이번 회차의 최소 입찰 시작선

최저매각가격(줄여서 ‘최매가’)은 이번 입찰 기일에 “최소한 이 금액 이상으로 써내야 유효표로 인정해 주겠다”는 법원의 하한선입니다.

첫 번째 입찰(1회차 신건)에서는 감정평가액이 그대로 최저매각가격이 됩니다. 하지만 아무도 입찰하지 않아 유찰(패찰)되면, 법원은 다음 회차에 가격을 깎아서 다시 경매를 엽니다. 이를 ‘저감률’이라고 합니다.

법원별 저감률 차이 (서울 20% vs 지방 30%)

유찰될 때 가격이 깎이는 비율은 전국 법원이 다 똑같지 않습니다. 지역별 부동산 시장 상황과 법원 내규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.

관할 법원1회 유찰 시 저감률적용 예시 (감정가 5억 원 기준)
서울 전 관할 법원
(중앙, 동부, 서부, 남부, 북부)
20% 저감
(직전 가격의 80%)
1회 유찰 시 4억 원 (80%)
2회 유찰 시 3억 2,000만 원 (64%)
수원, 성남, 안산, 인천 등 수도권20% 저감
(일부 물건 30%)
1회 유찰 시 4억 원 (80%)
2회 유찰 시 3억 2,000만 원 (64%)
대전, 대구, 부산, 광주 등 광역시20% ~ 30% 저감법원 지정 및 물건 성격에 따라 상이
지방 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 법원30% 저감
(직전 가격의 70%)
1회 유찰 시 3억 5,000만 원 (70%)
2회 유찰 시 2억 4,500만 원 (49%)

지방 법원의 경우 30%씩 깎이기 때문에 단 2번만 유찰되어도 가격이 반값(49%)으로 떨어집니다. 하지만 30%씩 떨어질 만큼 거래가 뜸하거나 수요가 적은 지역이라는 뜻이기도 하므로, 권리관계와 현장 조사를 훨씬 더 꼼꼼히 해야 합니다.

3. 실전 계산 시뮬레이션 : 감정가 5억 아파트

감정평가액 5억 원짜리 서울 아파트가 계속 유찰될 때 최저매각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제 계산해 봤습니다.

입찰 회차진행 상태최저매각가격감정가 대비 비율
1회차 (신건)최초 경매5억 원100%
2회차1회 유찰4억 원80%
3회차2회 유찰3억 2,000만 원64%
4회차3회 유찰2억 5,600만 원51.2%

보통 입지가 괜찮은 수도권 아파트는 2회차(80%)나 3회차(64%)에서 대부분 낙찰자가 나옵니다. 4회차(반값)까지 내려간 아파트라면 등기부등본에 말소되지 않는 선순위 임차인이 있거나, 유치권 등 복잡한 권리 하자가 얽혀 있을 확률이 90% 이상입니다.

4. 입찰 당일 봉투에 넣어야 할 보증금 계산법

법원에 입찰하러 갈 때 또 하나 많이 실수하는 것이 입찰보증금입니다.

  • 내가 쓰려는 입찰 금액의 10%가 아닙니다.
  • 해당 회차 ‘최저매각가격의 10%’를 준비해야 합니다.

예를 들어 최저매각가격이 3억 2,000만 원인 3회차 경매에서, 내가 1등을 하고 싶어서 3억 8,000만 원을 적어 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.
이때 입찰 봉투에 넣어야 하는 보증금은 내가 쓴 3,800만 원이 아니라, 최저매각가격의 10%인 3,200만 원입니다. 은행에서 3,2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을 딱 맞춰 발급받아 봉투에 넣으면 됩니다.

부린이의 3줄 요약 노트

  1. 감정가는 과거 시점이므로 무조건 맹신하지 말고, 최근 실거래가와 반드시 비교하자.
  2. 최저매각가격은 유찰될 때마다 서울은 20%, 지방은 최대 30%씩 깎인다.
  3. 입찰보증금은 내가 쓰는 금액이 아니라, 그날의 최저매각가격 10%를 수표로 준비한다.

댓글 남기기